트럼프를 넘어: 팔란티어와 테크노 권력의 아키텍처

팔란티어 선언문(Palantir Manifesto) 은 트럼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트럼프는 진지한 체스판 위의 하찮은 졸에 불과하다. 그의 역할은 철저한 파괴, 즉 준비 단계에 있다. 반면 팔란티어는 훨씬 더 중대한 존재다. 그것은 급속히 쇠퇴하는 서구의 지배를 급진적인 수단으로 유지하기 위한 계획이다.
팔란티어 선언문은 서구 기술 파시즘의 청사진이다. 기술에 기반한 백인 우월주의를 주장한다. 과거 역사적 파시즘과는 달리 반유대주의도, 신성성도, 사회주의도 없다. 이번에는 순수한 자본주의, 친유대적, 세속적, 물질주의적 성격을 띤다. 앵글로색슨적이며 포스트휴먼주의적이다.
팔란티어 선언문. 비자유주의적이고, 반인본주의적이며, 탈세계주의적이다. 전 세계 서구를 하나의 패권적 극으로 만드는 기술국가를 지향한다. 단극 체제, 기술적 인종주의, 개인주의. 엡스타인식 세계관이다. 이스라엘주의(터커 칼슨의 정의)와도 충분히 양립 가능하다. 절대적으로 혐오스럽다. 적그리스도적이다.
팔란티어 선언문. 순수한 사탄주의다. 아인 랜드. 자본주의 시대가 도달한 논리적 귀결이다. 자유주의라는 렌즈를 벗겨낸 진정한 ‘역사의 종말’이다. 퇴행적 래칫(degenerative ratchet)과 Fanged Noumena와도 충분히 양립 가능하다. 다극주의와 제4정치이론(Fourth Political Theory)과는 완전히 양립할 수 없다.
팔란티어 선언문은 트럼프 집권의 진정한 의제다. 트럼프 본인은 훨씬 더 강력하고 자율적인 세력에 의해 이용되고 소모될 뿐이다.
팔란티어 선언문과 이스라엘.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다. 테크 브로(tech bros)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체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유대인들조차 쉽게 희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그렇지 않을까?
피터 틸의 할아버지라면, 손자가 옹호하는 전 세계적 기술 파시즘 체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유대인들을 잃는 것쯤은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
팔란티어 사람들(기술 파시스트들)은 자유주의적 세계주의자들, 다극주의자들, 전통주의자들, 민족주의적 포퓰리스트들과 모두 싸워야 한다. 내 생각에는 너무 많은 적을 상대해야 한다.
독일과 일본을 미국 자유주의의 멍에에서 해방시켜야 한다는 발상은 순수한 파시즘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서구 자체를 방어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필요성에 의해 정당화된다. 어떤 서구인가? 대체로 융거적인(Jüngerian) 서구다. 기술을 운명으로 보는 관점이다. 프리드리히 게오르크가 아니라 에른스트 융거를 말하는 것이다.
라이브 스트리밍과 셀피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감시받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심리전(psy ops)이다. 그것이 처음부터 팔란티어의 전략이었다.
기술 파시즘은 부상하고 있다. 이제 가면은 벗겨졌다. 팔란티어는 자신들의 계획을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는 그들이 이미 세계 통치 구조에서 상당히 진전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